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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미국의 2조달러 양적완화, 하이퍼 인플레이션 발생?

by hyeoke 2020. 3. 28.

 

안녕하세요 경제박사 프프입니다.

 

최근 뉴스 기사를 통해 미국 연준(FED: 연방준비제도)이 무제한적 양적완화 및 2조 달러 규모의 재정 부양책 합의를 발표했단 내용이 나왔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경제를 포함해 전 세계의 경제와 민간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미국의 다우지수와 우리나라의 코스피 시장 등의 주식 시장 또한 많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 연준의 예상보다 강력한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들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죽어가고 있는 경제에 숨통을 불어넣어줄 수 있겠지만, 일시적 효과로 전락한 후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바로 갑작스러운 엄청난 유동성 증가로 물가가 감당할 수 없이 상승하게 되어, '하이퍼 인플레이션(hyper inflation)'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이퍼인플레이션 발생 시점

 

 

|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무엇인가요?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설명하기 위해 '베네수엘라'라는 국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엄청난 석유가 매장되어 있던 베네수엘라의 주 수입원은 역시 석유 수출이었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 초 국제 석유 가격의 큰 하락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베네수엘라 정부의 수익은 급격하게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베네수엘라 현지 모습

뿐만 아니라 당시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정부는 석유회사, 전기, 통신회사 등 주요 산업을 반 강제적으로 국유화를 시켰습니다. 이로 인해 시장의 생산성은 하락하게 되었고 정부가 거둬들일 수 있는 세금 또한 감소하게 되어 시장이 완전한 침체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베네수엘라 물가상승률 / 출처: Calculations of Steve Hanke, Johns Hopkins University

이렇게 위기에 봉착한 베네수엘라 정부는 화폐 발행만이 당장 지출에 필요한 돈을 메꾸고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해결책으로 판단해 화폐를 무제한적으로 발행하였습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경제는 정부의 무제한적 화폐 발행을 효과적으로 흡수하지 말고 헤어 나올 수 없는 디플레이션에 빠지게 됩니다.

 

이후 물가상승률이 경제회복을 훨씬 앞서서 미친 듯이 급등하기 시작하는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시작되었습니다. 2015년 9월 베네수엘라의 물가 상승률은 150%, 2016년에는 500%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에는 1600%, 2018년에는 엄청난 수치로 치솟았습니다.

 

그 결과 베네수엘라 국가 안에서 정부가 발행한 화폐는 화폐의 본질적 가치를 상실하여 더 이상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이용하지도 않고, 이용할 수 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현재에는 본국의 화폐가 아닌, 암호화폐나 달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또한 이로 인해 인구의 7.2%가 베네수엘라를 탈출했으며 정부는 국경 경찰대를 만들어 이를 막기 바빴습니다.

 

이와 같은 베네수엘라 사례처럼, 미국 연준이 무제한적 양적완화와 2조 달러 규모의 헬리콥터 머니를 뿌렸지만 시장이 그 효과를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해 리얼 디플레이션(Real Deflation)에 빠진 후, 이미 엄청나게 풀린 시장 속 화폐로 인해 유동성이 커진 실물경제 시장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진다면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하이퍼 인플레이션, 해결책은?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자국의 경제를 튼튼하게 해서 화폐의 가치를 다시 올려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말처럼 절대 쉽지 않고 대부분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차선책으로 '짐바브웨이'라는 국가처럼 자국의 화폐를 포기하고, 달러와 같은 공용화폐를 사용해 해결하기도 합니다.

 

결국 지속적으로 통화량을 늘려 발생하는 하이퍼 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으로 해결될 수 없고, 재정개혁 혹은 화폐개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 디플레이션에 대한 간단 설명

 

디플레이션이란 물가의 지속적 하락입니다. 일본이 겪은 경기침체, '잃어버린 30년'이라고도 하죠. 이것도 역시 디플레이션으로 인한 것입니다. 보통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보다 디플레이션이 경제에 더욱 위협적이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소비와 투자 심리를 지속적으로 위축시키기 때문입니다.

 

물가 하락이 고착되면서 사람들은 소비를 미래로 미룹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인 스마트폰 가격이 다음 달 90만 원으로 하락할 것이 확실하다면 사람들은 스마트폰 소비를 미루는 것입니다. 문제는 강력한 디플레이션이 빠지면 가격 하락이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지속된다는 것입니다. 매달 가격 하락이 반복되고 상품 구매가 줄어들면 광범위한 영역에서 민간소비가 바닥을 칩니다. 그럼 경기가 박살 납니다.

 

투자 또한 디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한국 반도체 수출 감소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세계경제 둔화가 결정적 이유이지만, 급격한 가격 하락도 한몫했습니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더 낮은 가격에 반도체를 구매하기 위해 투자와 소비를 미루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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